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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과(Compositae)는 전세계적으로 현화식물의 10%이상을 포함하는 거대한 과(Family)이며,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et al., 2021). 우리나라에는 285종의 국화과(Compositae) 식물이 자생한다고 보고되어 있다(KNA, 2021). 국화과는 전체 종의 수에 비해 재배화된 종의 수는 콩과(Fabaceae, 20,000여 종) 또는 벼과(Poaceae, 70여 종)와 같은 집단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가장 다양한 용도로 재배되는 집단이다. 해바라기(sunflower) 종자는 기름으로, 상추(lettuce)는 식용 잎으로, 아티초크(globe artichoke)는 식용 꽃차례 또는 줄기로, 야콘(yacon)은 식용 괴경 및 뿌리로, 구아율(guayule)은 대사물질로, 국화(Chrysanthemum)나 거베라(gerbera)는 관상용으로 재배화되었다(Hodgins et al., 2014).
재배국(Chrysanthemum morifolium)은 중국에서 한국을 거쳐 일본에서 A.D. 386년에 처음 재배되었을 정도로 역사가 깊은 작물이며, 감국(C. indium), 구절초(C. zawadskii), 마키노국화(C. makinoi), 백야국(C. japonense) 등이 자연교잡하여 발생된 이질 육배체(allohexaploid, 2n = 6x = 54)로 재배국의 조상으로 추정된다(Dowrick, 1952; Zhang et al., 2014).
구절초(C. zawadskii)는 국화과(Compositae)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전국 각처의 산지와 고원지에서 자생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한국, 러시아, 몽골, 일본, 중국, 중부 유럽까지 이어지는 유라시아의 상층 아고산대와 초원 등에서 서식한다(Zhao et al., 2009).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전초와 꽃을 폐렴, 감기, 기관지염, 기침, 인두염, 부인병, 방광 질환, 냉증, 위장병 및 고혈압 등을 치료하는 생약재로 사용되었다(Kim et al., 2001). 구절초는 형태학적으로 다른 종과 교잡이 발생할 수 있을 것(Kim et al., 2003)이라고 제안되었기 때문에, 산구절초(C. zawadskii (Herbich) Tzvelev), 포천구절초(C. zawadskii (Herbich) Tzvelv var. tenuisectum (Nakai) Kitag.), 한라구절초(C. coreanum (H.Lév. & Vaniot) Vorosch.), 낙동구절초(C. zawadskii Herb ssp. naktongense Y. Lee), 바위구절초(C. oreastrum (Hance) Y.Ling)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한 것으로 판단된다(Kim, 2017; Taghipour et al., 2021). 우리나라 특산 식물인 울릉국화(C. zawadskii var. lucidum)는 구절초의 아종으로, 울릉도에서만 서식하며 알봉분지와 신령수 성인봉 원시림 일대에 분포되어 있다(Yang et al., 2015). 한방에서는 전초를 부인병, 중풍, 신경통, 식욕 부진 등의 약재로 사용한다. 또한, 현재는 옥상녹화 식물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Park et al., 2017). 남구절초(C. zawadskii var. yezoense)는 섬과 바닷가에서 서식하며, 높이가 20–50cm, 뿌리줄기가 길며 밑부분의 잎은 넓은 달걀모양이다. 꽃은 설상화로 9–11월에 흰색으로 피며 줄기 끝에 1개 이상 두상꽃차례로 달린다. 한방과 민간에서는 포기 전체를 약재로 사용했으며, 관상용으로도 심는다(Lee, 1999). 마키노국화(C. makinoi)는 일본에 주로 서식하며 꽃은 흰색 설상화 형태로 10월 말에 개화하며, 줄기는 50cm까지 자란다(Tanaka and Shimotomai, 1968).
산업의 발달, 생활 수준의 향상 및 고령 인구 증가로 외적인 멋의 추구뿐만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시키고 싶은 요구로 인해 기능성 화장품 및 식품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Cho et al., 2019). 하지만 화장품을 비롯한 식품 첨가물에서 합성 첨가물의 안전성 문제와 건강상의 부작용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일부 합성 첨가물의 경우 장기간 사용 시 만성 독성 및 돌연변이를 유발시킨다고 보고되었다(Branen, 1975). 이러한 안전성 문제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됨에 따라 합성 첨가물을 최소화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미용, 식용 등을 목적으로 하는 천연 물질에 대한 연구 및 개발이 늘어나고 있다(Recio et al., 1989). 특히 한방에서 쓰여지는 천연 물질의 미백 효과, 보습 효과, 항균 효과, 항산화 효과 등이 과학적으로 입증됨에 따라 이들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Ham et al., 1997; Lee and Lee, 2007). 천연물은 자연조건에서 자라나는 원료이기 때문에 성분이 분해되거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고(Lee et al., 2015), 수입산 약재의 농약 및 중금속 오염, 경제적 이득을 위한 국내산으로 불법 표기 등의 문제(Ahn et al., 2015)가 발생함에 따라 천연물 원료 표준화를 구축 및 체계적인 품질관리를 위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배수체화는 식물의 진화와 종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특히 국화속(Chrysanthemum)에서 다양하게 관찰된다(Tanaka, 1960). 국화속의 염색체는 x = 9로 처음 보고되었다(Tahara 1914-1915). 구절초(C. zawadskii)는 2x, 4x, 6x, 8x, 10x의 배수체가 보고되었으며(Kim et al., 2003), 감국(C. indicum)은 2x, 4x, 6x으로 보고되었다(Kang and Kim, 2020). 국화 속 식물의 배수성 다형성을 EST-SSR을 이용해 분석한 연구 결과 4배체에서 6배체로의 형성은 진화과정에서 최근의 사건일 수 있는 반면에, 2배체에서 4배체로의 형성은 국화 계통에서 더 오래된 과거에서의 진화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Wang et al., 2014). 국화 속 중 특히 구절초는 종을 분류할 때 중요하게 판단되는 형태적인 특징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염색체를 분석하는 분자세포유전학적 정보가 종의 동정에 도움(Cuyacot et al., 2017)이 될 것이므로 염색체는 바이오산업에 사용되는 식물 원료 표준화를 위한 기초자료 중 하나로 필요하다.
따라서 국내에 자생하고 있는 야생 구절초(C. zawadskii) 및 마키노국화(C. makinoi)를 직접 수집하여, 바이오산업 원료 표준화의 기초 자료로써 형태적 특성 및 염색체 수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공시재료
본 연구에 사용되는 공시 재료인 구절초(C. zawadskii)와 마키노국화(C. makinoi)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저자는 최근 2년 참여) 전국에 분포하고 있는 33개 지역 자생지에서 수집하여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Gonjiam, Gwangju, Gyeonggi Province) 소재 세종대학교 식물육종연구소 국화 유전자원 보존포에서 보존 및 증식을 하고 있다. 황매산 구절초(C. zawadskii var. latilobum), 울릉국화(C. zawadskii var. lucidum), 남구절초(C. zawadskii var. yezoense), 마키노이국화(C. makinoi)를 실험재료로 사용하였다(Fig. 1). 정확한 종의 동정은 야생화 백과사전(Jung et al., 2012)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표현형 조사
구절초의 경우 잎 형태에 따라 구절초(Group 1), 가는잎구절초(Group 2), 남구절초(Group 3) 3개 그룹으로 분류하였으며, 마키노국화(Group 4)는 하나의 그룹으로 구성하였다(원예연구소 품종특성조사 자료 참조). 각 그룹별로 1개 지역을 선정하여 꽃과 잎의 형태학적 특징을 비교하였다. 꽃의 경우 화색, 화폭(mm), 화심 크기(mm), 꽃잎 길이(mm), 꽃잎 너비(mm)를 측정하였으며, 잎의 경우 기부엽과 상위엽을 나눠서 길이(mm), 최대 너비(mm), 엽록소 함량(SPAD value)을 측정하였다. 길이 및 너비는 digimatic calipers(CD-15CX, MITUTOYO CO., Japan)로 측정하였고, 엽록소 함량은 chlorophyll meter(SPAD-502 plus, Konica Minolta, Japan)를 이용해 2회 측정 후 평균을 내어 분석하였다.
염색체 검정
구절초 및 마키노국화의 배수체 검정을 위해 각 그룹별로 10개체의 체세포 염색체를 관찰하였다. 체세포 염색체 수 분석을 위해 신선한 근단을 절단하여 2mM 8-hydroxyquinoline 용액으로 실온, 암상태에서 5시간동안 전처리를 하고, 증류수로 수세한 후 Cannoy’s solution (ethanol:glacial acetic acid = 3:1)에 4°C 조건에서 24시간 고정한 후, 70% 에탄올에 넣어 4°C 조건에 보관 후 이용하였다. 이 근단을 0.1M HCl 용액에 60°C 조건에서 8분간 해리 시키고, 1% aceto-orcein으로 염색한 후, squash method로 표본을 제작하여 광학 현미경(ECLPSE E200LED MV R, Nikon Co., Japan)으로 관찰하였다.
통계 분석
각 조사에 따른 측정값의 통계분석 및 유의성 분석은 SPSS 22.0(IBM Inc, NY, USA) 통계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Duncan의 다중검정 p < 0.05 수준에서 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잎 형태에 따른 분류
7년간 전국 30개 지역에서 구절초를 수집하였고, 3개 지역에서 마키노국화를 수집하였다. 구절초의 꽃은 지역과 무관하게 흰색 또는 분홍색 설상화를 가지는 공통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으나, 잎의 형태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Kim and Tobe (2009)는 구절초 무리 내에서 집단 간에 잎의 형태 및 두께에서 다양한 변이를 보였다고 하였으며, Lee (1967)는 동일 장소에서 자연 잡종에 의해 세가지 다른 잎의 형태를 지닌 구절초가 발견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즉, 특정 환경에 대한 식물의 적응은 잎 모양의 변이로 나타난다. 따라서 구절초를 잎의 형태에 따라 3개의 집단인 구절초(Group 1), 가는잎구절초(Group 2), 남구절초(Group 3)로 분류하였고, 마키노국화는 Group 4로 나타내었다.
Group 1(C. zawadskii)은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며(Fig. 2A), 지역과 무관하게 모두 양지에서 서식하는 것을 관찰하였고, 지리산의 경우 일부 음지에서도 발견되었다. 잎의 형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구절초 잎의 형태로 다섯 갈래로 나눠져 있으며 가장자리가 톱니바퀴처럼 갈라져 있다(Fig. 2B). 각각 제왕산, 김포 애기봉, 강원도 임계, 경북 영덕, 보현산, 경북 경주, 황매산, 지리산, 경남 남해에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었다.
Group 2(C. zawadskii with a slender leaf)는 Group 1과 마찬가지로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특히 백두산, 울릉도, 제주도 한라산과 같이 상대적으로 고지대에 서식하고 제한적인 지역에서도 발견된다(Fig. 3A). 백두산에서는 해발 1,900–2,500m, 울릉도는 500m, 한라산은 1,000m가 넘는 곳에서 군락지를 발견하였다. 이들은 각각의 서식처 환경에 적응한 결과로 보이며, 상대적으로 구절초 무리 내에서도 두터운 잎을 가진다고 보고되었다(Kim and Tobe, 2009). Group 2 구절초 잎의 형태는 Group 1보다 가는 잎의 형태를 관찰할 수 있다(Fig. 3B). 각각 백두산, 경기도 파주, 경기도 포천, 설악산, 강원도 선자령, 석병산, 강원도 동강, 울릉도, 충북 단양, 충북 괴산, 경북 상주, 적상산, 덕유산, 한라산에서 수집하였으며, 파주에서 수집한 구절초의 잎이 가장 많이 갈라졌으며, 포천구절초(C. zawadskii var. leiophyllum)의 잎이 가장 가늘었다. 또한 울릉국화(C. zawadskii var. lucidum) 잎의 광택이 가장 많았고, 한라구절초(C. coreanum) 잎의 크기가 가장 작고 단단했다. 포천구절초는 잎이 가장 가늘고 길게 갈라진 것이 특징이고, 울릉국화는 흰색으로 꽃이 피고 전초에 광택이 있다고 보고된 것(Kim, 2017)과 동일한 특징이 나타났다.
Group 3(C. zawadskii var. yezoense)은 남구절초 그룹으로서 남해 지역 섬과 바닷가에서 서식하고 있다(Fig. 4A). 각각 거제도, 소매물도, 나로도, 신지도, 보길도, 청산도, 추자도에서 수집하였으며, 앞선 그룹과는 달리 모든 지역의 잎의 밑부분은 넓은 달걀 모양이고(Lee, 1999), 갈라짐이 상대적으로 적다(Fig. 4B). 강을 따라 자라는 rheophyte의 경우 잎은 비가 많이 내리고 수위가 상승할 때 강한 물에 흐름에 저항하기 위해 좁고 두꺼운 잎을 가진다(Van Steenis, 1987). 따라서 바다에 인접해서 서식하고 있는 남구절초의 경우 물, 염분 및 바람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해 잎의 두께 두껍고 단단해진 것이라 판단된다.
Group 4(C. makinoi)는 마키노국화로 석회암 지대인 강원도 정선, 영월 및 삼척에서 수집하였다(Fig. 5A). 마키노국화는 석회암 분포 지역인 백두대간의 서쪽에 위치한 강원도 평창, 영월 지역에 서식한다고 보고(Nam et al., 2012)된 것과 일치했다. 각각 정선 덕산기 계곡, 정선 쇄재 터널 부근, 영월 선돌, 삼척 석개재에서 수집하였으며, 특히 덕산기 계곡에서는 동일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잎의 변이가 상당히 많이 발현되었음을 발견했다(Fig. 5B). NBRP (2024)에 의하면, 마키노국화의 주 서식지인 일본의 13개 지역에서 수집한 자원을 특성에 따라 크게 30 종류로 나눠 구분한 것을 통해 다른 야생 국화와 마찬가지로 변이가 빠르게 창출된다고 판단된다. 야생국화 15종을 형태적 특성 35개에 따라 계통을 분류해본 결과, 마키노국화는 감국(C. indicum)과 근연관계가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Kim et al., 2014).
형태학적 특징 조사
야생국화 group마다 개체 수가 풍부한 지역을 하나씩 선정하여 형태학적 특징을 비교하였다. Group 1은 황매산 자생 구절초(C. zawadskii var. latilobum)를 선정하였고 해발 796.2–978.3m 황매산 전역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Group 2는 울릉국화(C. zawadskii var. lucidum)를 선정하였으며, 해발 약497.5m울릉도 나리분지에 섬백리향(Thymus quinquecistatus var. japonica)과 같이 자생지가 보존되어 있다. Group 3은 거제도 자생 남구절초(C. zawadskii var. yezoense)로 가장 낮은 고도인 해발 13.8–93.9m에 분포하며, group 4는 정선 덕산기 계곡 자생 마키노국화(C. makinoi)를 선정하였고 해발 432.0–528.0m에 분포한다(Table 1).
Table 1.
Species | Collection site | ||
Locality | Coordinate | Altitude (m) | |
Az | Dunnae-ri, Gahoe-myeon, Hapcheon-gun, Gyeongsang Province | 35°N, 127°E | 796.2‒978.3 |
B | Nari-gil, Ulleung-gun, Gyeongsang Province | 37°N, 130°E | 497.5 |
C | Galgot-ri, Nambu-myeon,Geoje-si, Gyeongsang Province | 34°N, 128°E | 13.8‒93.9 |
D | Deoksangi-gil, Jeongseon-eup, Jeongseon-gun, Gangwon Province | 37°N, 128°E | 423.0‒528.0 |
4개 집단의 꽃은 모두 흰색의 화색을 띠며, 화폭은 울릉국화가 60.35mm로 가장 유의하게 크고, 구절초, 남구절초, 마키노국화 각각 54.25, 51.23, 38.98mm 크기로 나타났다. 화심 크기도 마찬가지로 울릉국화가 14.06 mm로 가장 유의하게 컸다. 화폭과는 달리 남구절초의 화심 크기는 12.34mm로 구절초 11.00mm보다 컸으며, 마키노국화는 8.29mm로 가장 작았다(p < 0.05). 꽃잎 길이는 울릉국화, 구절초, 남구절초, 마키노국화 각각 24.33, 22.01, 19.30, 14.99mm로 나타났다. 울릉국화와 거제도 자생 남구절초의 꽃의 형태를 비교했을 때, 화폭은 남구절초, 화심 크기는 울릉국화가 컸고, 꽃잎 길이는 남구절초가 길다고 보고(Kim et al., 2014)된 것과 비교했을 때 화심 크기를 제외하고 상이한 결과가 나타났다. 꽃잎 폭은 남구절초가 6.77mm로 가장 길었고, 울릉국화 6.04, 구절초 5.35, 마키노국화 3.57mm 순서로 길었다(p < 0.05) (Table 2).
Table 2.
Species | Flower | ||||
Flower Color | Flower Diameter (mm) | Disk Diameter (mm) | Petal Length (mm) | Petal Width (mm) | |
Az | White | 54.25 ± 2.10ybx | 11.00 ± 0.28 c | 22.01 ± 1.33 b | 5.35 ± 0.60 c |
B | White | 60.35 ± 1.89 a | 14.06 ± 0.36 a | 24.33 ± 0.79 a | 6.04 ± 0.17 b |
C | White | 51.23 ± 1.59 b | 12.34 ± 0.29 b | 19.30 ± 0.69 c | 6.77 ± 0.19 a |
D | White | 38.98 ± 1.17 c | 8.29 ± 0.23 d | 14.99 ± 0.49 d | 3.57 ± 0.17 d |
국화 개화에는 일장(Lee and Kim, 2000; Lee and Kim, 2005)뿐만 아니라 온도도 중요하다. 개화 최적 온도는 17–22°C이며, 이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개화가 지연된다(Ploeg and Heuvelink, 2006).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KMA Weather Data Service)에 따르면, 4개 지역(합천, 울릉도, 거제, 정선)의 화아 분화 시기 이후인 9월의 월별 평균 기온은 합천은 20.1°C, 울릉도 20.0°C, 거제 21.4°C, 정선 18.1°C로 모두 국화의 개화 최적 온도 지역이다(Fig. 6). 자연 개화 시기인 10월의 경우 합천 13.8°C, 울릉도 15.3°C, 거제 16.2°C, 정선 11.2°C이었으며, 정선을 제외한 구절초 3개 그룹 중 합천의 평균 기온이 가장 낮았다. 야간 기온이 13–26°C범위에 나타나고, 특히 야간 기온이 더 낮을수록 꽃의 품질, 특히 화폭 및 절화중이 향상된다(Tsujita et al., 1981)고 보고되었다. 종별로 형태적 특성의 차이가 있는 것뿐만 아니라, 거제도 남구절초의 경우 화폭이 가장 작은 이유는 월별 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환경적인 영향도 미쳤을 것이라 판단된다. 여름철 한반도의 장마 기간에 내리는 강수는 연간 강수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Seo et al., 2011). 강수량이 많은 6–9월의 월별 평균 강수량을 비교했을 때 울릉도 지역의 강수량이 가장 적었다(Fig. 7). 울릉국화는 탈수와 가뭄에 강하며 습기가 많은 곳을 피하고 배수가 용이한 곳을 선호하며(Choi et al., 2021), 잎에서 광택이 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국화의 가뭄 저항성 및 민감성 품종에 가뭄 스트레스를 부여했을 때, 잎의 표면에 털이 더 많고, 기공 밀도가 낮으며 잎의 표면 왁스 층이 잎이 더 두껍게 발달되었다(Sun et al., 2013). 즉, 울릉국화 잎의 광택은 적은 강수량으로 인한 큐티클층의 발달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4개 집단의 기저부와 상단부의 잎을 비교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3). 기저부 잎의 길이는 구절초, 마키노국화가 각각 73.67, 76.99mm로 울릉국화, 남구절초 64.91, 62.83mm보다 유의하게 길었다. 잎의 너비도 마찬가지로 구절초, 마키노국화가 69.22, 70.32mm로 길었으며, 울릉국화 61.91mm, 남구절초 57.75mm 순서로 나타났다. 엽록소 함량은 구절초, 울릉국화, 남구절초, 마키노국화 각각 48.25, 51.17, 51.61, 49.90 SPAD로 4개 그룹 모두 유의차가 없었다. 상단부 잎의 길이는 기저부 잎과는 달리 울릉국화, 남구절초, 마키노국화가 각각 36.98, 38.79, 39.64mm로 32.17mm인 구절초보다 유의하게 길었다. 잎의 너비 또한 기저부와는 달리 울릉국화, 남구절초가 35.87, 37.14mm로 길었고, 마키노국화 32.30mm, 구절초 27.36mm 순서로 나타났다. 엽록소 함량은 남구절초가 37.13 SPAD로 가장 높았고, 구절초와 마키노국화가 33.86, 33.44 SPAD가 나타났으며 울릉국화가 28.02 SPAD로 함량이 가장 낮았다(p < 0.05). 구절초와 마키노국화의 경우 영양생장기간에 잎의 길이 및 너비가 울릉국화와 남구절초보다 빠르게 생장했음을 알 수 있었다. 엽록소 함량은 생육 후기로 갈수록 점점 축적되었는데, 이는 재배 스프레이 국화와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So and Lim, 2020).
Table 3.
Species | Basal leaf | Cauline leaf | |||||
Length (mm) |
Width (mm) |
Chlorophyll Contents (SPAD) |
Length (mm) |
Width (mm) |
Chlorophyll Contents (SPAD) | ||
Az | 73.67 ± 1.53yax | 69.22 ± 0.97 a | 48.25 ± 0.41 a | 32.17 ± 0.80 b | 27.36 ± 0.69 c | 33.86 ± 0.93 b | |
B | 64.91 ± 2.10 b | 61.91 ± 1.71 b | 51.17 ± 1.28 a | 36.98 ± 1.08 a | 35.87 ± 1.47 a | 28.02 ± 1.10 c | |
C | 62.83 ± 1.63 b | 57.74 ± 1.47 c | 51.61 ± 0.97 a | 38.79 ± 1.12 a | 37.14 ± 0.80 a | 37.13 ± 1.06 a | |
D | 76.99 ± 1.53 a | 70.32 ± 1.47 a | 49.90 ± 0.86 a | 39.64 ± 0.97 a | 32.30 ± 0.64 b | 33.44 ± 0.81 b |
배수성 검정
10개체 이상의 세포를 관찰하여 염색체 수를 세어 본 결과, 구절초는 6배체(2n = 6x = 54), 울릉국화는 4배체(2n = 4x = 36), 남구절초는 6배체(2n = 6x = 54), 마키노국화는 2배체(2n = 2x = 18)로 나타났다(Fig. 8). 한국의 야생국화 염색체 검정 결과(Lee, 1969; Lee, 1975), 구절초의 배수성은 2x, 4x, 5x, 6x가 발견되었으며, 울릉국화는 4배체로 보고(Yan et al., 2019)되어 본 결과와 일치했다. 또한 FISH 기법 분석결과, 울릉국화 염색체에서 5S와 18S rDNA 및 Arabidopsis 타입 텔로미어 반복서열(TTTAGGG)n의 패턴 분석을 통해 4배체라고 보고된 연구(Cuyacot et al., 2017)와 일치했다. 마키노국화 염색체는 2배체로 보고된 결과와도 일치했다(Dowrick, 1952). 2배체 마키노국화를 2배체 산국(C. boreale)과 비교해봤을 때, 형태적 특성 및 염색체의 rDNA 분포 모두 상이하다고 보고된 것을 통해(Hoang et al., 2020), 마키노국화는 구절초 또는 감국(C. indicum)과의 유연관계에 관한 분석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뿐만 아니라 국화의 분포가 전국적인 점을 감안하여 수집지에 따른 차이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결 론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고 있는 구절초와 마키노국화를 수집하여, 구절초는 잎의 형태에 따라 크게 3개의 그룹으로 분류하였다. 그룹1의 구절초는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고 그룹2의 가는잎구절초는 백두산, 울릉도, 제주도 한라산과 같이 고지대 및 제한적인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고 있으며, 잎의 형태가 가늘고 두터운 잎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룹3의 남구절초는 바닷가 인근에서 서식하며 잎이 넓고 갈라짐이 적은 특성이 있다. 그룹4인 마키노국화는 강원도 석회암 지대에서 발견되었으며 잎의 형태가 다양하다. 각 그룹별로 대표성을 띄는 지역의 구절초 및 마키노국화의 형태적 특징을 비교해본 결과, 화폭은 울릉국화가 60.35mm로 가장 컸으며, 기저부 잎의 길이와 폭은 구절초와 마키노국화가 가장 길었다. 상층부 잎의 길이, 폭의 길이, 엽록소 함량은 남구절초가 각각 38.79mm, 37.14mm, 37.13 SPAD로 가장 컸으나, 기저부에 비해 차이의 폭이 크지 않았다. 엽록소 함량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염색체검경결과 배수성은 구절초 및 남구절초는 6배체, 울릉국화는 4배체, 마키노국화는 2배체를 나타내었다. 본 연구는 국화 유전체 연구 및 기능성 육종을 위한 기초자료로서 자원의 대표성을 띌 수 있는 표준화 과정의 일환으로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