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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사과 과원체계의 핵심 목표는 고품질 다수확으로(Robinson, 2003) 묘목의 소질, 재식밀도, 지주체계, 수형과 정지전정 기술 등이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가능하다(Barritt, 1987; Yang, 2008). 과원체계의 핵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재식체계의 선택과 알맞은 수형 구성을 통해 사과나무가 가능한 많은 빛을 받게 하여 나무의 생장과 꽃눈 형성, 수량을 위해 필요한 동화작용을 최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Maintinger, 1997; Kishore et al., 2023).
1960년대 네덜란드에서 개발된 세장방추형은 왜성대목을 이용하여 관행에 비해 수고가 2.2–2.5m로 낮으면서 수폭도 1.5m 내외로 좁기 때문에 고품질 사과의 조기 다수확이 가능하고 관리가 손쉬울 뿐 아니라 병해충 관리도 쉬웠기 때문에 1960년대 후반부터 유럽에 확산되기 시작하였다(Costa et al., 1997; Robinson, 2003; Eccher and Granelli, 2006). 우량측지묘목의 보급으로 재식 2년차부터 결실이 가능하게 되고 수형 구성이 쉬워지면서 1980년대 후반부터는 이탈리아에서 수폭은 1m 내외로 좁히는 대신 수고를 3.5m까지 높이는 키큰세장방추형으로 진화하였는데, 수고가 높아 수관이 확장되면서 수확이 증가할 뿐 아니라 수세 안정이 손쉽고 수폭이 좁아지면서 품질도 좋아지는 장점 덕분에 오늘날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과원체계로 자리 잡았다(Robinson et al., 2011; Yang et al., 2015). 그러나 키큰세장방추형은 재식밀도가 높아진 만큼 묘목비 등 개원비가 증가하고, 지력이 좋거나 강하게 자라는 품종에서 수세가 너무 강해지는 문제가 있어서 보다 정밀한 기술과 관리가 필요하다(Lespinasse, 1977; Dorigoni et al., 2011).
1990년대 후반부터 경북을 중심으로 M9 대목을 이용한 유럽의 세장방추형을 모델로 하는 밀식재배체계가 도입되어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수고 4m 내외의 키큰세장방추형으로 진화하여 고밀식 다수확의 사과재배체계가 정착되기 시작하였다(Yang et al., 2010; Yoon, 2012).
그러나 대과생산을 위해 시비를 많이 하고 수세를 강하게 유지하는 우리나라 사과재배 관행 때문에 키큰세장방추형의 수고가 4.0m이상 높아지면서 하단부에 그늘이 많아져 결실과 품질이 떨어지고(Lee, 2011; Bhusal et al., 2017; Choi et al., 2023) 상단부 관리가 어려워질 뿐 아니라 태풍에도 취약한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게 되었다. 또한 유럽에 비해 우량측지묘목이 비싼 상황에서 재식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비례해서 증가하는 개원비 역시 경영상의 부담으로 작용하였다(Park et al., 2022).
세장방추형을 기본으로 하는 밀식재배체계의 등장으로 20세기 후반의 사과원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었으나(Robinson, 2003) 3차원의 입체 수형에서 안정적 생산과 품질을 담보하기 위한 수광률의 한계가 약 60%였고 단위생산성 증가에도 한계가 있었다(Tustin and van Hooijdonk, 2016). 또한 과수원 관리 인력의 안정적 확보가 어렵고 임금 상승으로 인한 과수원 경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 의존도를 줄이고 사과원 관리 전반에 걸친 기계화 또는 무인화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따라서 2010년대에 들어서 이러한 3차원 입체수형의 과원체계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대목 하나에 여러 개의 수직 축을 세우고 초방추형이나 코오돈형으로 키워 수관이 평면화되면 전정, 적과, 적엽, 수확 등을 기계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수형을 초방추형으로 하면 수폭 60–70cm, 코오돈형으로 하면 수폭 40–50cm의 수관을 만들 수 있다(Dorigoni et al., 2011; Dorigoni, 2016; Tustin et al., 2018; Musacchi et al., 2021). 평면 수관은 구성과 유지가 쉬울 뿐 아니라 수폭이 좁은 만큼 열간거리를 더욱 좁힐 수 있어서 수광률이 크게 높아지고 수관용적 대비 표면적이 넓어서 햇빛 이용률 또한 높아진다(Dorigoni et al., 2011; Palmer, 2011; Dorigoni and Micheli, 2014; Dorigoni, 2016; Tustin and van Hooijdonk, 2016; Musacchi et al., 2021). 또한 불필요한 영양생장이 최소화되어 수관전체가 통풍과 채광이 잘 돼서 비료, 농약 등 화학제품의 의존도를 줄이면서 고품질의 사과생산이 가능하다. 대목 하나에 축 수를 늘릴수록 왜화 효과가 나타나므로 M9 대목에 축 수를 늘리면 사다리를 이용하지 않고 관리가 가능한 보행자 사과원도 가능하다(Dorigoni and Micheli, 2015; Dorigoni, 2016; Tustin et al., 2018).
영세한 경영규모에 인력 의존도가 높아서 사과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에 한계가 있는 우리나라 사과산업에서 다축의 평면 수관 과원체계는 품질을 더욱 높이면서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인력과 농자재 투입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혁신적 재배체계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대부분이 산지인 우리나라 지형과 태풍이 잦은 기후를 감안할 때 낮은 수고의 과원체계는 작업의 효율성과 재해경감을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다축형에 대한 국내에서의 연구가 없는 상황에서 평면 수관의 다축형을 국내에 보급하기 전에 기존의 키큰세장방추형 대비 다축형의 생장과 생산성을 비교하고자 본 연구를 실시하였다.
재료 및 방법
경북 포항시 죽장면에 소재한 농원에 시험포장을 조성하여 실험을 실시하였다. 재식거리 4.0 × 2.0m의 9년생 사과나무를 2018년 말에 제거하고 심경을 하면서 뿌리를 골라낸 후 3m 간격으로 유공관을 매설하여 배수시설을 하였다. 완숙 퇴비 3톤/10a을 시용하여 경운 및 쇄토하고 열간거리를 3m 또는 2.8m 간격으로 구획한 다음 직경 48mm의 쇠파이프를 6m 간격으로 세우고 코팅된 철선을 50cm 간격으로 가로로 치는 방법으로 지주를 세웠다.
2019년 3월 25일에 수고 약 1.8m에 측지 10개 내외의 우량한 소질의 ‘후지’/M9 측지묘목을 3.0 × 1.0m(333주/10a)로 심고 키큰세장방추형으로 키우는 대조구, 수고 1.5m 내외에 측지 10개 내외인 2축 묘목을 3.0 × 1.2m(277주/10a)로 재식하여 축간 거리 0.6m로 하는 2축형, 수고 1.4m 내외에 측지 5개 내외인 2축 묘목을 2.8 × 1.6m(223주/10a)로 심어 축간 거리 0.4m인 4축형, 수고 1.4m 내외에 측지 5개 내외인 2축 묘목을 2.8 × 2.4m(148주/10a)로 재식하여 축간 거리 0.4m인 6축형의 4처리를 두었다. 묘목은 N-S방향으로 모두 재식하였으며 시험구는 처리에 따라 16–21주가 재식된 단구제로 하였다.
수형 구성은 분지각이 좁거나 원줄기 또는 축 굵기의 1/2 이상인 측지는 제거하고 1축의 키큰세장방추형은 측지를 유인하였으나 2축, 4축, 6축형에서는 측지 유인작업을 하지 않고 5월 중순에 자람이 20cm 이상인 새순을 기부에 잎 4–5매를 남기고 하기전정하여 당년에 꽃눈분화를 유도하였다. 4축과 6축형의 축 구성은 기존 측지를 수직으로 세우거나 적절한 측지가 없는 경우 아상을 넣어 새순을 받아 축으로 삼아 수형을 구성하였다.
점적관수 시설을 하여 기상에 따라 수시로 관수하는 방법으로 수분관리를 하였고, 부숙유기질비료(가축분퇴비)를 매년 발아 전에 주당 3kg씩 시비하고 추가로 화학비료나 영양제는 시용하지 않았다.
각 처리별 임의로 6주를 선정하여 영양생장과 수량 및 품질을 조사하였다. 영양생장은 매년 휴면기인 1–2월에 수고를 측정한 다음 주당 신초 수와 그 길이를 전수 조사하였다. 1축의 경우 접목부 상단 10cm, 2축 이상 다축형의 경우 각 분지 지점 상단 10cm 위치에서 전자식 버니어 캘리퍼스(CD-20APX, Mitutoyo, Japan)로 축 직경을 측정하여 축 단면적(LCA, Leader Cross-sectional Area)을 산출하였다.
처리별 수광률은 Wünsche et al.(1995)과 Lee(2011)의 방법에 따라 재식 3년차부터 매년 7월 중순–8월 중순 그림자가 생기지 않는 흐린 날(PAR 250–300) 정오 전후에 Ceptometer(LP-80 PAR/LAI, Metergroup, US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열간의 중간에서 재식열을 중심으로 Ceptometer의 수평을 맞추고 수관하부의 PAR(photosynthetically active radiation) (µmol·m-2·s-1)를 측정한 후 수관 위쪽에서 측정한 PAR 대비 수관하부 측정값의 비율을 자연광 100%에서 제하여 산출하였다.
10월 말에 각 조사 주에서 전체 과실을 수확하여 주당 과실 수와 무게를 측정하여 주당 수량과 평균 과중을 산출하고, 여기에 재식 주수를 곱해서 ha당 수량을 산출하였다. 과실품질은 주당 9개의 과실을 무작위로 취하여 과중과 함께 경도는 직경 7.9mm 헤드가 장착된 과일경도계(CN/GY-4, Tsingtao toky, China)를 이용하여 적도면에서 120° 각도로 과일당 3개 지점을 찔러 조사하였고, 가용성고형물 함량은 과일당 120° 각도로 3지점에서 과육조각을 취해 착즙액에 대해 디지털 당산도 측정기(PAL-BX/ACID5, Atago, Japan)로, 산함량은 착즙한 과즙 5㎖에 1%의 페놀프탈레인 용액 1㎖를 첨가 후 0.1N NaoH 용액으로 적정하여 이를 malic acid로 환산하였다. 착색 정도는 색차계(CR-20 color reader, Konica Minolta, Japan)를 이용하여 과실의 양광면과 음광면의 평균값을 Hunter value로 표시하였다. 과면의 착색정도는 조사 주에서 전체 과실에 대해 전면 착색을 1, 80% 이상 100% 미만은 2, 50% 이상 80% 미만은 3, 50% 미만은 4로 하여 육안 조사하였다(Fig. 1).
조사한 데이터의 통계분석은 SAS(SAS9.4, SAS Institute Inc., USA)프로그램을 이용하여 ANOVA 분석 후 사후검정으로 Duncan 다중범위(Duncan’s Multiple Range Test, DMRT) 검정(p < 0.05)을 하였다.
결 과
생장
수고는 재식 1년차에 키큰세장방추형이 219cm, 2축형은 186cm였고, 2축 묘목을 넓게 벌려 심은 4축형과 6축형은 수고가 현저히 낮아 각각 166cm와 138cm로 축 수가 늘어날수록 수고가 뚜렷하게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재식 4년차까지 유지되었으나 1축의 키큰세장방추형과 2축형과의 수고 차이는 재식 3년차부터 줄어들었다. 재식 4년차의 수고는 키큰세장방추형이 325cm, 2축형이 313cm, 4축형이 298cm, 6축형이 214cm로 특히 6축형의 수고가 낮았다(Fig. 2).
축 단면적도 수고와 마찬가지로 축 수가 많을수록 뚜렷하게 감소하여 재식 1년차에는 키큰세장방추형이 4.2cm2, 2축형이 1.8cm2, 4c축형이 1.0cm2, 6축형이 0.5cm2였고, 재식 4년차에는 키큰세장방추형 9.3cm2, 2축형이 5.2cm2, 4축형 3.1cm2, 6축형이 1.8cm2였다(Fig. 3).
신초생장에 있어서 재식 당년은 키큰세장방추형과 2축형은 신초 수가 각각 18개와 18.8개, 총 신초생장량이 각각 200cm와 234cm로 비슷하였으나 4축형은 신초 수 6.8개에 총 신초 길이 93cm, 6축형은 신초 수 12.2개에 총 신초 길이 139cm로 1축 또는 2축에 비해 생장량이 뚜렷하게 적었다. 이후에는 4축과 6축의 주당 신초생장이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재식 4년차의 경우 4축형이 주당 신초 수 159.5개에 총 신초생장량 2,433cm로 가장 신초 생장이 많았고 다음으로 2축형과 6축형이 신초 수 각각 124.5개와 113.7개에 총 신초생장량 각각 2,076cm와 1,669cm로 비슷하였고 1축의 키큰세장방추형은 신초 수 76개에 1,238cm의 생장을 보여 처리구 중 주당 생장량이 가장 적었다(Table 1).
Table 1.
Year | Training systems | Total shoot length (cm) | Average shoot length (cm) | No. of shoot per tree |
2019 | Spindle | 0,200 az | 11.3 a | 018.0 a |
2-leaders | 0,234 a | 12.0 a | 018.8 a | |
4-leaders | 0,093 b | 15.3 a | 006.8 c | |
6-leaders | 0,139 b | 12.9 a | 012.2 b | |
2020 | Spindle | 0,706 a | 14.1 b | 049.1 ab |
2-leaders | 0,911 a | 17.4 ab | 052.2 a | |
4-leaders | 0,874 a | 20.5 a | 042.0 bc | |
6-leaders | 0,665 a | 19.8 a | 033.8 c | |
2021 | Spindle | 1,060 b | 22.8 a | 046.8 c |
2-leaders | 1,211 b | 19.2 b | 057.6 bc | |
4-leaders | 1,637 a | 19.9 ab | 081.2 a | |
6-leaders | 1,174 b | 19.5 ab | 063.5 b | |
2022 | Spindle | 1,238 c | 16.5 a | 076.0 c |
2-leaders | 2,076 ab | 16.3 a | 124.5 b | |
4-leaders | 2,433 a | 15.3 a | 159.5 a | |
6-leaders | 1,669 bc | 16.5 a | 113.7 b |
수광률
재식 3년차 수광률은 2축형이 32.7%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키큰세장방추형이 24.2%, 4축형과 6축형이 17.9%와 17.8%로 비슷하게 조사되었다. 그러나 재식 4년차에는 키큰세장방추형과 2축형, 4축형이 35.7–36.3%로 비슷하였고 6축형은 24.4%에 불과하였다(Fig. 4).
생산성
주당 수량은 재식 2년차에는 상대적으로 묘목의 소질이 양호했던 키큰세장방추형과 2축형에서 많았고 축 수가 많아 수관 구성이 느린 4축과 6축형의 수량은 뚜렷하게 적었다. 2년차부터 4축형은 수량 증가 폭이 커진 반면에 6축형은 이에 미치지 못하여 재식 4년차까지의 주당 누적수량은 키큰세장방추형 27.6kg, 2축형 32.1kg, 4축형 41.7kg, 6축형 27.4kg으로 키큰세장방추형보다 2축형이 16%, 4축형은 51% 더 많았으나 6축형은 키큰세장방추형과 비슷한 수준이었다(Fig. 5). 그러나 주당 누적수량을 단위면적당 수량으로 환산하면 키큰세장방추형, 2축형, 4축형이 각각 91.7톤/ha, 89.2톤/ha, 93.1톤/ha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6축형은 키큰세장방추형에 비해 56%나 적은 40.8톤에 불과하였다(Fig. 6).
2축형의 열간거리를 키큰세장방추형과 같이 3m로 하였고, 4축형과 6축형은 열간거리를 2.8m로 하였는데 축 수가 증가하면 수폭이 그만큼 줄어듦으로 이에 상응하여 열간거리를 10% 줄일 수 있다고 보고(Andergassen et al., 2018; Hahn, 2018) 2축형은 열간거리를 2.7m, 4축형과 6축형은 2.5m로 좁힌다고 가정했을 때 산출된 단위면적당 수량은 2축형이 99.2톤/ha, 4축형이 104.3톤/ha으로 키큰세장방추형 대비 2축형은 8%, 4축형은 14% 수량이 증가하나 6축형은 키큰세장방추형의 절반에 불과하였다(Fig. 7).
과실품질
재식 2년차 결실이 많았던 2축형이 타 수형에 비해 과실이 작았으나 이후에는 처리간 과일 크기나 가용성고형물질 함량, 경도 및 산도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재식 3년차부터 키큰세장방추형의 Hunter a값이 다축형에 비해 낮아 착색이 다소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다(Table 2).
Table 2.
Year | Training systems | Fruit weight (g) | Hunter value |
Firmness (kg/cm2) |
Soluble solid content (°Brix) |
Titratable Acidity (%) | ||
L | a | b | ||||||
2020 | Spindle | 379 abz | 40.4 a | 23.4 a | 13.4 a | 3.5 b | 14.0 bc | 0.45 b |
2-leaders | 323 b | 40.8 a | 22.6 a | 13.7 a | 3.7 a | 13.3 c | 0.40 c | |
4-leaders | 397 a | 40.3 a | 22.1 a | 12.4 a | 3.8 a | 14.6 ab | 0.47 b | |
6-leaders | 377 ab | 40.7 a | 23.5 a | 13.2 a | 3.5 b | 14.9 a | 0.52 a | |
2021 | Spindle | 331 a | 46.7 a | 17.2 c | 19.4 b | 3.8 a | 14.3 b | 0.48 a |
2-leaders | 335 a | 45.7 a | 27.2 a | 47.1 a | 3.9 a | 15.5 a | 0.47 a | |
4-leaders | 356 a | 45.2 a | 26.8 a | 43.0 a | 3.9 a | 15.4 a | 0.39 b | |
6-leaders | 339 a | 47.9 a | 20.8 b | 19.9 b | 3.9 a | 15.5 a | 0.49 a | |
2022 | Spindle | 380 a | 48.5 a | 17.4 b | 19.4 a | 3.3 b | 14.7 a | 0.46 a |
2-leaders | 384 a | 45.7 ab | 21.0 a | 17.4 ab | 3.5 a | 14.8 a | 0.47 a | |
4-leaders | 400 a | 44.1 b | 20.5 a | 14.8 b | 3.5 a | 15.3 a | 0.51 a | |
6-leaders | 364 a | 46.3 ab | 20.8 a | 16.3 ab | 3.5 a | 15.3 a | 0.51 a |
과면에 대한 착색비율을 육안 조사하였을 때 80% 이상 붉게 착색된 과실의 비율이 재식 3년차에 2축형에서 85%로 가장 높았고, 4축형과 6축형은 각각 78%와 72%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키큰세장방추형은 59%로 가장 낮았으며 재식 4년차에도 다축형에서는 79–85%였으나 키큰세장방추형은 60%에 그쳤다(Fig. 8).
수관 높이에 따른 수형별 과실 착색 정도를 비교했을 때 재식 3년차에는 다축형과 마찬가지로 키큰세장방추형에서도 수관 높이에 따른 착색 차이를 확인하기 어려웠으나 재식 4년차에는 키큰세장방추형의 수관 하단부 과실이 상단부에 비해 착색이 조금 더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Fig. 9).
고 찰
우리나라는 대과 생산을 위해 수세를 강하게 유지하는 경향이 있어 대부분의 사과원이 수고가 높은 편이다(Choi et al., 2014; Bhusal et al., 2017). 주간거리를 1.0–1.2m로 좁혀 심는 키큰세장방추형의 경우 대부분 수고가 4.0m 이상인 경우가 많아(Bhusal et al., 2017) 상단부 관리가 힘들고 태풍에 취약한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최근 다축형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고 있으며, 다축형으로 재배하면 축 수에 비례해서 수세가 분산되면서 왜화 효과를 가져와 수고가 낮아지기 때문이다(Musacchi, 2008; Dorigoni, 2016). 또 다른 관점에서는 수폭이 좁아지면서 평면 수관이 가능하여 수관 전체가 통풍과 채광이 좋아 과실품질이 좋아지고 병해충 발생이 적으며 방제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수고가 낮으면서 수폭이 좁으므로 전정, 적과, 적엽, 수확 등의 작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작업을 기계투입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Dorigoni, 2016). 또한 수관용적 대비 표면적이 넓어서 햇빛 이용률이 높고 수확지수가 높아서(Tustin et al., 2022) 단위수량에 있어서도 기존의 키큰세장방추형에 비해 유리한 장점이 있다.
Musacchi(2008)와 Dorigoni(2016) 등이 밝힌 바와 같이 본 연구에서도 축 수가 늘어날수록 왜화도가 높아져 수고가 낮아지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재식 4년차 수고의 경우 1축의 키큰세장방추형 325cm의 2축형은 96%, 4축형은 92%, 6축형은 66%였고, 축 단면적은 1축인 키큰세장방추형의 9.3cm2의 2축형은 56%, 4축형 33%, 6축형은 19%에 불과하였다. Rufato et al.(2022)과 Dorigoni(2016) 등이 보고한 것처럼 축 수가 많을수록 재식연차가 늘어남에 따라 주당 신초생장량이 현저하게 증가하는 경향이었으나 6축형의 경우 키큰세장방추형에 비해서는 신초 수와 생장량이 많았지만 4축과 2축형에 비해서는 신초생장이 적었다. 2축 묘목을 이용하여 다축형을 만들고자 할 경우 특히 6축형은 적절한 위치에서 축으로 삼을 측지가 여의찮아 아상을 넣어 새로 순을 받아 세워야 하는 경우가 있고 하나의 대목에 축 수가 많아지는 만큼 세력이 분산되면서 수관 구성이 많이 늦어지는 결과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본 연구를 통해 2축 묘목을 심어 2축형으로 키울 경우 1축형과 별반 다르지 않게 조기 수관구성이 가능하지만 4축형으로 키울 경우에는 2축에 비해 1–2년 늦어지고, 6축은 3–4년은 늦어지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축 수에 따른 수광률은 수관 구성 정도에 따라 재식 3년차에는 2축형이 32.7%로 가장 높았다. 재식 4년차에는 4축형의 수관구성이 빠르게 따라잡으면서 1축, 2축 및 4축형이 서로 비슷한 약 36% 내외였으나 6축형은 약 24%에 불과하여 수관 구성이 늦어짐에 따라 햇빛 이용률이 현저하게 낮음을 알 수 있었다. Tustin et al.(2022)에 따르면 키큰세장방추형과 다축의 평면 코오돈형의 유목기 수광률이 재식 2년차까지는 키큰세장방추형이 높았으나 재식 2년차 이후부터 평면 코오돈형의 수광률이 급속하게 증가하여 3년차에는 서로 비슷한 수준에 이르고 재식 4년차 이후에는 평면 코오돈형의 수광률이 현저하게 높아졌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로 미루어 볼 때 본 연구에서도 5년 또는 6년차 이후에는 다축형의 수광률이 키큰세장방추형을 크게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식밀도를 높일수록 수관구성이 빨라지고 수광률이 높아지면서 수량이 증가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Palmer, 1976; Monteith, 1977; Agha and Buckley, 1986; Hunter and Proctor, 1986; Robinson and Lakso, 1991; Robinson, 2003, 2007; Hampson et al., 2004; Dorigoni et al., 2006). 우량측지묘목을 이용하여 재식밀도를 높이면 2년차부터 결실이 가능할 뿐 아니라 주어진 공간에서 수관 구성이 빠르게 완성되기 때문에 조기 다수확이 가능한데(Van oosten, 1976; Österreicher, 1989; Wertheim and Webster, 2003; Robinson et al., 2013) 이는 오늘날 우량한 측지묘목으로 재식밀도를 높여 과수원을 조성하는 이유이다. 2축의 측지묘목을 심는 이유 역시 1축에 비해 축간거리를 더욱 좁힘으로써 조기 다수확을 실현하기 위함인데 본 연구에서도 조기 생장이 양호했던 1축과 2축형의 2년차 수량은 각각 7kg과 8.8kg으로 양호하였으나 상대적으로 생장량이 적었던 4축과 6축형은 각각 5.3kg과 3.8kg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3년차부터는 다축형의 수관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수량 증가가 뚜렷하여 4년차 주당 누적 수량은 4축형이 41.7kg, 2축형이 32.1kg이었으나 수관구성이 현저하게 늦은 6축은 1축과 비슷하여 27.4kg에 불과하였다. 축 수에 따라 재식거리가 달라지고 축의 밀도 역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위면적당 수량은 주당 수량과는 차이를 보인다(Dorigoni, 2016). ha당 수량으로 환산했을 때 4축형은 재식 2년차에 1축 또는 2축형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였으나 3년차에는 84–89% 수준으로 회복되었고 4년차에는 경미하게 능가하는 단위수량을 보였다. 그러나 6축형의 경우 4년차에도 1, 2, 4축형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량을 보였다.
한 대목에 2개의 축을 세우는 경우 1개의 축을 세우는 것에 비해 수폭이 좁아지기 때문에 열간거리를 좁힐 수 있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2축형의 경우 1축의 열간거리보다 10% 줄이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Dorigoni, 2016; Andergassen et al., 2018; Hahn, 2018). 이탈리아 남티롤에서는 다축형의 열간거리를 2.4–2.6m로 추천하고 있고(Christanell and Österreicher, 2022) Dorigoni와 Micheli(2018)는 2.0–2.4m를 추천하고 있다. 뉴질랜드 Tustin et al.(2022)은 10축의 평면 코오돈형 시험에서 열간거리를 1.5m와 2.0m로 하여 시험을 수행한 바 있다. 본 시험에서 1축과 2축형은 열간거리를 3m로 하였는데 2축형은 열간거리를 2.7m로, 4축과 6축형은 열간거리를 2.8m로 하였으나 2.5m로 줄여도 수폭이 50cm 내외로 좁기 때문에 기존의 SS기와 고소작업기 투입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2축형에서는 열간거리를 2.7m, 4축과 6축형은 열간거리를 2.5m로 좁힌 것으로 환산했을 때 2축형이 99.2톤/ha, 4축형이 104.3톤/ha으로 키큰세장방추형 대비 2축형은 8%, 4축형은 14% 수량이 증가하였으나 수관 구성이 느린 6축형은 키큰세장방추형의 절반에 불과하여 조기 다수확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7).
착색은 당도, 크기와 더불어 가격 결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사과에서 적색 색소인 안토시아닌의 발현에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을 하지만 과피에 직접 햇빛이 닿아야 하기 때문에(González-Talice et al., 2013) 착색이 다소 불량한 후지 품종에 있어서 광 환경 개선을 통한 착색향상을 위해 하계전정은 물론 잎따기, 반사필름 깔기 등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3차원의 키큰세장방추형에 비해 평면수관의 다축형이 적색계 품종의 착색에 유리하다는 보고는 많다(Dorigoni et al., 2011; Dorigoni, 2016; Dorigoni and Miccheli, 2018; Rufato et al., 2022). 본 연구에서도 과중과 당도, 산도, 경도 등 다른 품질요인에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착색에 있어서는 키큰세장방추형에 비해 축 수에 관계없이 다축형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고(Fig. 8) 이러한 착색의 차이는 Dorigoni et al.(2011)이 확인한 바와 같이 수관이 완성되는 성목기에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2축 묘목으로 다축형을 만들고자 할 경우 2축형과 4축형은 1축의 키큰세장방추형에 비해 수고가 4–8% 낮고 축 단면적이 현저히 적어 수관 구성이 다소 늦음에도 재식 4년차까지 조기수량이 키큰세장방추형과 비슷한 수준에다 착색은 더 좋았기 때문에 유망한 반면에 6축형은 수관 구성이 너무 늦어 조기 다수확에서 크게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