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현재 재배되는 딸기(Fragaria×ananassa Duch.)는 장미과에 속하는 작물(Hancock et al., 2002)로 18세기 유럽에서 F. virginiana와 F. chiloensis간 인위적인 종간 교잡에 의해 탄생하였고(Darrow, 1966; Bringhurst, 1990; Um et al., 2019), 품종육성은 단교잡에 의한 육종 방법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Na et al., 2013). 2019년 기준 국내 딸기재배 면적은 6,462 ha로 대부분 시설재배 형태로 촉성재배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전체 생산량은 234,000톤, 생산액은 1조5,090억 원으로 과채 생산액의 28.9%로 1위를 차지하여 농가 소득의 기여도가 매우 높은 중요 작물이다(Choi and Jeong, 2020; KOSIS, 2020). 국내 딸기 재배는 2000년대 초반까지 일본 도입 품종을 주로 재배했으나 2012년 UPOV 가입으로 품종보호가 강화되어 로열티문제가 대두되면서 국내 품종의 개발과 보급 확대로 도입품종 위주에서 딸기연구소에서 개발한 ‘매향(Kim et al., 2004)’, ‘설향(Kim et al., 2006)’ 등 국산 품종 중심으로 급격히 대체되었다(Jang, 2014; Kim et al., 2018). 국내 육성품종은 ‘매향’, ‘설향’, ‘싼타(Chung et al., 2012)’, ‘죽향(Lee et al., 2016)’ 품종이 96%를 점유하며 품종의 국산화를 이루었고 이 중 ‘설향’ 품종이 87.7%를 점유한다(KREI, 2020). 수량성이 많고 흰가루병에 저항성인 ‘설향’ 품종은 가격이 높은 11-12월에 수확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경도가 약해 3월 이후 고온기에 품질이 저하되며 단일 품종의 편중 재배로 일시 출하에 의한 가격 하락의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 수출 주력 품종인 ‘매향’은 경도가 높고 품질이 우수하지만 수량성이 낮고 기형과 발생이 많아 농가에서 재배를 기피하여 신선 딸기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봄철 고온기에도 품질이 우수하여 수확기간을 연장할 수 있고 ‘설향’ 품종 위주의 내수 시장을 분산하면서도 경도가 높아 과실 수출에 용이한 신품종을 육성하고자 실시하였다.
육성 경위
‘하이베리’ 품종은 충청남도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에서 2018년도에 육성한 촉성재배용 신품종이다. 봄철 고온기에도 품질이 우수하여 수확기간을 연장할 수 있고 경도가 높아 과실 수출에 용이한 고온기 적응성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딸기연구소에서 육성한 고경도인 ‘NS071608’ 계통을 모본으로 하고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육성한 맛과 향이 우수하고 경도가 높은 ‘대왕(Na et al., 2013)’을 부본으로 하여 2013년에 인공교배를 실시하였다(Fig. 1). 인공교배에서 채취한 630개의 종자를 4°C 냉장고에서 4주간 보관한 후 5월 20일에 딸기전용상토(코코피트:피트모스:펄라이트 = 65:17:10, Purumi, Seoulbio, Korea)를 충진한 파종상에 파종하였다. 본엽이 3-4매 전개된 후에 생육이 우수한 개체를 점적관수 육묘상자(A형 24구, 60 × 34 × 10 cm, Hwasung industries Co., Korea)에 가식을 실시하고 포트에서 키워진 실생묘 중 생육이 좋고 병해 발생이 관찰되지 않은 건전한 300주의 실생개체를 9월 10일에 비닐하우스에 정식하고 촉성작형으로 재배하였다. 동절기 야간 최저온도는 8°C이상, 주간 최고온도는 24-27°C내외로 유지하였다. 출뢰성, 초형, 초세, 과형, 내병성 정도 등을 육안으로 관찰하고, 과일의 맛과 당도, 경도를 직접 달관조사하여 출뢰성이 우수하고 대과성인 실생개체를 10개체 선발하여 계통번호를 부여한 후, 이듬해인 2014년 개체당 10개씩의 자묘를 육성하여 재배하면서 1년차 특성검정을 하였다. 2015년도 2년차 특성검정 결과 생육 및 과실 특성, 수량성이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NSJ131504’계통을 2016년부터 2017년까지 2년간 생산력검정 및 농가특성검정시험을 수행하였으며, ‘논산 12호’로 계통명을 부여하고 2018년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직무육성 신품종 심의위원회를 거쳐 ‘하이베리’로 명명하고,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출원하였으며 2020년 11월에 품종등록이 완료되었다.
주요 특성
‘하이베리’ 품종은 일계성으로 9월 상순에 비닐하우스에 정식하여 12월 상순부터 5월 상순까지 수확이 가능하며 촉성재배에 적합하다. 식물체는 초형이 직립형이고 초세가 왕성하다. 엽형은 타원형에 가깝고 과실의 과형은 원추형이고 균일하며 외관이 수려하고 과색은 선홍색을 띤다. 화아분화의 조만성은 설향보다 약간 빠르고 휴면성은 얕은 정도로 ‘설향’ 품종과 유사하다(Fig. 2 and Table 1). ‘하이베리’의 엽병장은 15.2 ± 1.4 cm로 ‘설향’의 12.7 ± 0.8 cm에 비하여 긴 편이며, 엽수는 6.5 ± 0.4개로 ‘설향’ 7.1 ± 0.2개보다 적어 엽의 출현속도가 ‘설향’보다 다소 늦은 편이다. 화방당 화수는 13.1 ± 1.0개로 ‘설향’ 17.4 ± 0.9개보다 적은 편으로 적화의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고 연속 출뢰도 우수한 편이다. 화경장은 37.3 ± 4.3 cm로 ‘설향’의 30.3 ± 1.0 cm보다 7 cm 긴 편으로 토양재배시 두둑의 높이를 50 cm 이상으로 높게 설치하는 것이 재배관리에 유리하다. 개화기는 11월 11일로 ‘설향’의 11월 1일보다 10일 정도 늦으며 수확기가 ‘설향’보다 18일 정도 늦은 편이었다(Table 2). 과실 품질에 있어서 과실의 당도는 10.1 ± 0.9°Brix로 ‘설향’의 9.5 ± 1.2°Brix 보다 0.6°Brix 높으며 산도는 0.7 ± 0.02%로 ‘설향’의 0.61 ± 0.06%보다 0.09% 높아 당산비가 14.6 ± 1.4%로 풍미가 우수하고 고유의 향기가 있다. 경도는 15.4 ± 2.4 g·mm-2으로 ‘설향’의 11.6 ± 1.3 g·mm-2보다 3.8 g·mm-2 높아 봄철 늦게까지 수확이 가능하며 해외 수출용 품종으로 적합하다. 과피는 단단하나 과육은 부드러워서 식감이 우수하다. 과육색은 ‘설향’과 비슷한 선홍색을 띤다(Table 3). ‘하이베리’의 수량특성에 있어서, 평균과중은 16.7 ± 0.8 g으로 ‘설향’ 13.6 ± 1.0 g보다 3.1 g정도 큰 대과성이고 과형이 균일한 특징을 가진다. ‘하이베리’의 상품수량은 2,623 ± 436 kg·10a-1으로 ‘설향’ 2,700 ± 427 kg·10a-1의 97% 수준이었고, 총수량은 3,453 ± 358 kg·10a-1으로 설향 4,135 ± 200 kg·10a-1의 83.5% 수준이었다. 상품과율은 75.9 ± 8.0%로 대조품종인 ‘설향’의 65.1 ± 7.1%보다 10.8% 높았다. ‘하이베리’는 과실 크기가 균일하여 소과의 발생이 적고 저온에서도 수분, 수정이 우수하여 기형과율이 낮아 상품과율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Table 4). 병해충 저항성 평가 결과 육묘기에 주로 발생하는 탄저병은 ‘설향’보다 약한 편이고 시들음병은 ‘설향’보다 비교적 강한 편으로 육묘기 문제가 되는 시들음병 방제에 들어가는 노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흰가루병은 비교적 약한 편으로 잎, 화경, 과실에 발생하며 육묘기 및 수확기에 주야간 일교차가 클 때 주의가 필요하다. 잿빛곰팡이병은 ‘설향’보다 강한 편이다. 목화진딧물 발생은 ‘설향’보다 낮고 점박이응애 발생은 ‘설향’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Table 5).
Table 1.
Cultivar | Plant type | Plant vigor | Leaf shape | Fruit shape | Fruit color | Flower bud differentiation | Dormancy |
Highberry | Upright | Strong | Elliptic | Conical | Red | Early | Shallow |
Sulhyangz | Semi-spreading | Strong | Elliptic | Conical | Red | Early | Shallow |
Table 2.
Cultivar |
Petiole length (cm) | No. of leaves |
Leaf length (cm) |
Leaf width (cm) | No. of flowers |
Flower stalk length (cm) |
Flowering date (mm.dd) |
First harvest date (mm.dd) |
Highberry | 15.2 ± 1.4z | 6.5 ± 0.4 | 8.0 ± 0.5 | 6.5 ± 0.4 | 13.1 ± 1.0 | 37.3 ± 4.3 | 11.11 | 12.20 |
Sulhyangy | 12.7 ± 0.8 | 7.1 ± 0.2 | 8.0 ± 0.4 | 6.3 ± 0.1 | 17.4 ± 0.9 | 30.3 ± 1.0 | 11.01 | 12.02 |
Table 3.
Cultivar |
Soluble solids content (A) (°Brix) |
Acidity (B) (%) | A/B |
Fruit firmness (g·mm-2) |
Color of fruit flesh (white-dark red) |
Highberry | 10.1 ± 0.9z | 0.70 ± 0.02 | 14.6 ± 1.4 | 15.4 ± 2.4 | Red |
Sulhyangy | 9.5 ± 1.2 | 0.61 ± 0.06 | 15.4 ± 2.8 | 11.6 ± 1.3 | Red |
재배상 유의점
‘하이베리’ 재배시 유의사항은 1화방 출뢰가 ‘설향’보다 7-10일 정도 늦고 첫 수확이 ‘설향’보다 15-18일 늦은 편이다. 육묘는 70-90일 육묘하여 병 발생이 없는 우량묘를 사용하고 토양재배 시 적정 정식기는 ‘설향’보다 5-10일 정도 늦은 9월 10일-15일이 적당하며 9월 20일 이후 늦은 정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화경장이 길어 수경재배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토양재배 시 이랑의 높이를 50 cm이상 높게 설치하는 것이 좋다. 육묘기와 수확기에 양분 요구도가 ‘설향’보다 높은 편이다. 과실 비대기에 질소비료가 많을 경우 선청과가 발생할 수 있다. 1화방 수확기 촉진을 위해 육묘 후기 질소질 비료의 시비 조절이 필요하다. ‘설향’에 비해 엽 출현속도가 7-10일 정도 늦은 편이고 엽수가 1-2매 적기 때문에 개화기 전에 주간 온도를 ‘설향’보다 5°C 내외로 높여 충분히 초세를 확보하고 겨울철 저온기에도 주간 온도를 ‘설향’보다 높게 관리하여 광합성을 위한 엽수 확보에 힘써야 한다. 탄저병은 ‘설향’보다 약한 편이므로 육묘기에 적엽 후 반드시 철저한 약제 방제가 필요하다. 흰가루병은 비교적 약한 편으로서 육묘기 및 수확기에 주야간 일교차가 클 때 잎, 화경, 과실에 발생하여 시설 환경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며 점박이응애에 비교적 약한 편이므로 정식 후 개화기 이전에 흰가루병과 점박이응애를 예방적으로 방제하며 수확기에도 철저한 방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