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언
전 세계 각국은 화석연료의 사용 증가로 인하여 지구의 온도가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100년간 0.7°C 정도 상승하였고, 최근의 온도 상승속도는 과거의 증가 폭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IPCC, 2013).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의 온도 상승폭이 지구의 온도 상승폭보다 훨씬 크다는 것으로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 규제의 움직임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상청 등 각 부처에서 이산화탄소 발생 경감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대표농도경로인 RCP 8.5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를 선택하여 탄소배출을 법적으로 제한할 것을 제시하였다(NIMS, 2011). 우리나라에서 채택한 RCP 8.5 조건은 2100년이 되면 현재보다 온도가 6.0°C 상승하고, 강수량이 20% 증가하며, CO2 농도는 940µmol·mol-1로 높아져 우리나라의 기후가 열대 또는 아열대 기후대로 바뀌게 된다는 시나리오이다. 온도가 6.0°C 정도 높아지게 되면 고추는 분지가 활발하게 되나 낙화 및 불수정과가 다량 발생하여 수량성이 크게 감소하였으며(Lee et al., 2018), 결구배추는 온도가 높아지면 결구가 되지 않고 속썩음 증상이 많아지는 것(Lee et al., 2016)으로 알려져 있다.
양파(Allium cepa L.)은 백합과에 속하는 2년생 초본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지역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작물로 남부지역에서는 조·중생종, 중북부 지역에서는 중·만생종 위주로 재배되고 있으며, 연간 1인당 소비량이 약 25kg 정도로 매우 많은 작물이다(KOSTAT, 2017). 양파 구 비대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조건으로는 일장, 온도, 광, 시비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Riekels, 1972; De Ruiter, 1986; Pike, 1986; Henriksin, 1987). 장일형 양파의 경우에는 14시간 이상, 단일형 양파는 11시간 이상의 일장조건이 되면 구 비대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Huh et al., 2002). 또한 온도 역시 구 비대에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한계일장 이상의 조건에서는 고온일수록 구 비대가 빠르고(Brewster, 1990), 고온조건이 되면 한계일장이 짧아진다고 알려져 있다(Steer, 1980).
양파와 비슷한 작물인 마늘의 인편분화는 온도의 영향이 커서 10°C에서도 가능하지만 20°C 전후에서 가장 잘 되며(Lee, 2003), 정식 후 초기 저온의 영향을 받은 후 온도가 상승하면서 구 비대가 이루어져 수확을 할 수 있다(Bandara et al., 2000; Rahim and Fordham, 2001; Song et al., 2001). 마늘 인편분화는 식물호르몬 등 내적인 요인과 온도 등 외적인 요인의 영향으로 분화되고 비대가 되고(Takagi, 1990; Sohn et al., 2010), 난지형 마늘은 한지형에 비해서 높은 온도를 요구하지만 고온 및 다습 조건이 되면 마늘 구의 무게가 감소하거나 부패증상이 많아져 수량이 떨어지며(Cho and Lee, 2008), 주야간 온도가 생육적온 이상이 되면 잎줄기가 터지거나 마늘구가 갈라지는 등 생리장해 발생이 많아져 수량이 감소한다고 하였다(Oh et al., 2016).
따라서 본 연구는 겨울철 양파 재배기간 온도 상승과 생육 후기의 과다한 토양 다습 조건 시 양파의 생장, 구 비대, 생리장해 및 수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실시되었다.
재료 및 방법
시험재료는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는 양파(Allium sepa L.) ‘썬파워’(cv. Sunpower, Takii Seed Co., Tokyo, Japan) 품종을 사용하였다. 종자는 2017년 9월 12일에 338공 플러그트레이에 바이오상토 1호(Hungnong Seed Co., Seoul, Korea)를 채우고 1셀당 2립씩 파종하였다. 발아후 2개가 모두 발아된 경우에는 1개를 남기고 솎아 주었다. 정식은 2017년 11월 7일에 온도 차 하우스(길이 25m, 폭 2m)에 90cm 이랑 2개를 만들고 유공 흑색 멀칭 비닐(유공간격 20cm × 10cm)로 멀칭한 후 정식하였다. 수확은 줄기가 70% 정도 마를 때 하였는데, 고온처리구가 외기처리구보다 일찍 수확하여 2017년 5월 20일(정식 후 193일)에 하였고, 일반 외기 처리구는 6월 1일(정식 후 204일)에 하였다. 고온 처리구는 외기온보다 각각 3 및 6°C 높은 처리구이며, 외기 처리구는 대조구로 재배기간 동안의 실험지역의 기온이었다.
처리 온도는 파종부터 외기를 기준으로 중앙부(온실의 개방 입구로부터 8 - 12m)는 외기보다 3°C(+ 3°C), 안쪽부(온실의 개방 입구로부터 18 - 22m)에서는 6°C(+ 6°C) 높게 유지되도록 6개의 환기팬으로 온도를 제어하는 시스템(SDM-CD16AC, Campebll Science Co., USA)을 이용하였다. 한낮에 기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에는 환기팬의 작동 개수와 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 밤에는 히터에서 나오는 열기가 온도차 하우스의 개방된 쪽 외부와 가까운 쪽부터 빠져나가 일정하게 온도차를 유지할 수 있었다.
토양수분은 파종부터 생육중기까지는 정상적으로 관리하다가 생육후기(정식 후 149일부터 10일간)부터는 적습처리(OI; optimal irrigation, 0.33m3·m-3 이하)와 다습 처리(EI; excessive irrigation, 0.38m3·m-3 이상)로 관수량을 달리하였다. 토양수분은 각 온도 차가 발생하는 지점의 이랑 정중앙에 0.1m 깊이로 유전율 방식의 토양수분 함량 측정 센서(10HS, Decagon Devices, Inc., USA)를 설치하였고, 토양 수분 함량의 제어 값을 적습처리는 0.3m3·m-3으로 다급 처리구는 0.4 m3·m-3로 설정하여 처리하였다.
처리시설 내 온도와 토양수분은 환경 수집장치(TGC-Soldan, Soldan Crop., Korea)를 통해 자동으로 저장되도록 하여 수집하였다. 온도차 하우스의 재배기간 동안의 처리별 온도는 꾸준하게 차이를 보였고, 토양수분은 외기의 다습처리구가 약간 많은 함량을 보였지만 나머지 처리에서는 적습처리구와 차이를 보였다(Fig. 1).
양파의 생육 조사는 정식 후 185일에 처리별 2주씩 3반복으로 초장, 경경, 엽폭 및 엽수 등을 조사하였고, 양파 수확 시에 구고, 구폭, 생구중 등을 전수 조사하였다. 근활력 조사는 Berridge et al.(2005)의 방법으로 하였는데, 처리구 별로 2주씩 3반복으로 측정하였다. 뿌리 채취는 양파를 조심스럽게 뽑아 뿌리를 증류수에 세척한 후 측정에 이용하였는데, 시료는 세근을 약 2mm 길이로 절단하여 균일하게 혼합한 후 0.2g을 취해 5mL test tube에 넣었다. 그 후 2mL의 증류수를 첨가하여 혼합한 후 Premix WST-1 cell proliferation assay system(Takara Inc., Tokyo, Japan) 시약 20µL를 가하였다. 이것을 암상태로 25°C 에서 6시간 동안 반응시킨 후 ELISA reader(Microplate Spectrophotometer, EonTM, BioTek Inc., Vermont, USA)를 이용하여 흡광도 420nm에서 분석하였다. Premix WST-1 cell proliferation assay system 시약 10 µL를 증류수에 혼합하여 blank로 이용하였다.
생리장해율은 수확한 양파 모두를 대상으로 분구, 열구 및 소구(구중 200g 미만)로 구분하여 전체 생산된 양파 대비 비율을 계산하였다. 온도조건별 양파의 구 비대시기를 조사하기 위하여, 정식 후 137일에 양파 구를 세척한 후 칼로 구의 중앙부위를 횡으로 절단하여 광학현미경(Stemi SV2, Zeiss Co., Inc., Jena, Germany) 8배율로 확대하여 구의 횡단면 사진을 촬영하였다.
실험 처리구는 완전임의배치 3반복으로 하였다. 재배 온도와 토양수분처리의 2요인 분산분석을 하였고 각 처리구 별 생장 요인들과 수량의 평균에 대하여 95% 신뢰수준에서 Duncan’s multiple range test(DMRT) 검정을 실시하였다. 통계처리는 SAS 프로그램(SAS 9.2, SAS Institute Inc., NC, USA)을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양파 정식 후 185일의 생육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1과 같다. 초장은 외기보다 3및 6°C 높았던 처리구의 적습구가 128cm로 가장 컸고, 외기의 다습처리구가 97.4cm 로 가장 작았다. 경경, 엽폭 및 엽수도 비슷한 경향으로 고온구의 적습처리구가 외기처리보다 큰 경향을 보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마늘의 경우 고온일수록 그리고 적습처리구에서 초장, 엽폭 및 엽수가 컸고(Lee et al., 2018), 고추도 6°C 고온구의 초장, 생체중 및 건물중이 3°C 고온구와 외기처리구보다 컸으며(Lee et al., 2018), 일평균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서 피망(Lim et al., 1997a)과 토마토(Lim et al., 1997b)의 엽수나 유묘의 건물중이 증가하였다는 결과와 유사하였다.
Table 1. Onion growth characteristics as affected by a combination of air temperature and soil moisture content at 185 days after transplanting
NS,*,**,***Nonsignificant or significant at p ≤ 0.1, 0.05, and 0.01 by two-way factorial analysis, respectively.
양파 구의 특성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구의 직경은 외기처리구의 80cm 보다 온도가 높았던 3°C, 6°C 처리구가 컸는데 Ambient (A) + 6°C의 적습처리구가 106cm이었으며 A + 6°C의 다습처리구가 102cm, A + 3°C의 다습처리구가 101cm이었다. 구중 역시 비슷한 경향으로 외기의 적습과 과습처리구는 각각 242과 258g이었으나, A + 6°C의 적습, 다습 및 A + 3°C의 다습처리구는 각각 523, 528 및 474g으로, A + 6°C의 처리구는 외기의 다습처리구보다 116% 이상 증가하였다. 양파의 구의 직경, 구의 높이 및 구중 모두 토양습도 조건보다는 온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고, 구의 직경을 구의 높이로 나눈 구의 모양은 외기기온 처리구는 고온구(0.9)에 비해서 타원형(0.8)을 보였다. 양파의 구중은 30°C 이상의 고온조건에서 인경 무게가 감소하였다(Lee et al., 2012)는 결과와 A + 6°C 고온처리구의 구중이 다른 양상을 보였는데, 실험기간 동안 A + 6°C 고온처리구의 최고온도가 30°C 이하(Fig. 1)이었기 때문에 본 실험의 A + 6°C 처리구의 구중이 커진 것으로 생각된다.
Table 2. Onion yields and disorder ratio as affected by soil moisture and temperature treatments at 196 days after transplanting
yMean separation within columns by Duncan's multiple range test at p = 0.05.
NS,*,**,***Nonsignificant or significant at p ≤ 0.1, 0.05, and 0.01 by two-way factorial analysis, respectively.
양파의 생리장해 발생을 조사한 결과는 Table 3과 같다. 200g 이하를 상품성이 낮은 소구로 구분하여 조사한 결과, 외기의 적습 및 다습처리구가 각각 31.0%, 25.9% 발생하여 가장 많았고, 6 및 3°C 고온구의 다습처리구가 각각 20.6%, 16.7% 발생하였으며 3 및 6°C 고온구의 적습처리구는 각각 3.3%, 6.4%로 다른 처리에 비해서 소구 발생이 적었다. 양파의 분구와 열구 등 생리장해 발생은 6°C 고온처리의 적습처리구에서 6.4%로 가장 많이 발생하였고, 6°C 고온처리의 다습처리구는 3.0%, 3°C 고온처리의 적습처리구는 1.6% 발생하였으며 나머지 처리구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생리장해 중에서는 분구 발생이 많았으며, 열구는 6°C 고온의 다습처리구에서만 발생하였고, 나머지 처리구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마늘은 고온시 마늘통이 갈라지는 열구 증상 등이 많이 발생한다(Choi et al., 2009; Lee et al., 2018)는 내용과 유사하여 양파에서도 대기온도보다 6°C 정도 고온이 되면 이차생장 등으로 인하여 분구와 열구 발생이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Table 3. Percentage of physiological disorders of onion as affected by a combination of air temperature and soil moisture content
양파의 상품수량은 3및 6°C 고온처리구가 외기처리구보다 많았다(Table 4). 상품률은 3°C 고온구의 적습처리구가 95%로 가장 높았으며 외기의 적습처리구가 69%로 가장 낮았다. 상품수량은 6°C 고온구의 적습처리구가 15,072kg/10a로 가장 많았고, 외기의 적습처리구는 5,875kg/10a로 가장 적었다. 수량지수는 외기의 적습처리구 대비 6°C 고온구의 적습처리구와 다습처리구가 각각 257, 227이었으며 3°C 고온구의 적습처리구와 다습처리구는 각각 211, 222로 2배 이상의 수량을 보였다. 양파와 동일한 인경 채소인 마늘은 외기보다 6°C 높은 온도조건에서 쪽당 무게가 크게 감소하고(Lee et al., 2018), 20°C 이상의 온도에서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며(Oh et al., 2015), 고온 시 한지형 마늘(Oh et al., 2016)의 인편 무게가 감소하였다는 결과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것은 양파 구 비대는 일장과 온도의 영향이 큰데 특히 온도가 높을수록 구 비대가 빠르고, 성숙도달 일수가 짧아진다는 연구 결과(Steer, 1980)를 볼 때 30°C 이상의 고온조건이 지속되지 않는 한 구 비대가 좋아지는 것이며, 마늘은 양파와 달리 저온 요구도가 강해 외기보다 6°C 고온에서 마늘 인편 비대가 정상적으로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Table 4. Total clove weight and marketable yields of onion as affected by a combination of air temperature and soil moisture content at 195 and 210 days after transplanting
yMean separation within columns by Duncan's multiple range test at p = 0.05.
NS,*,**,***Nonsignificant or significant at p ≤ 0.1, 0.05, and 0.01 by two-way factorial analysis, respectively.
양파의 정식 후 112일의 근활력은 양파 뿌리 채취 후 6시간째 근활력은 3°C 및 6°C 처리구가 각각 0.358abs. 및 0.295abs.로 외기처리구의 0.254abs.보다 각각 41%, 16% 높았다(Fig. 2). 양파 인편을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처리간 세포의 크기 등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3). 양파의 인편 형성과 비대 발달에는 일정기간 휴면이 필요하고(Yamazaki et al., 1995, Yamazaki et al., 1999), 온도 등 환경조건이 좋아지면서 ABA 함량 등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비대가 이루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Abdullah and Ahmad, 1980; Xu et al., 1998; Yamazaki et al., 2002) 본 실험에서 6°C나 3°C 고온처리구가 외기처리구보다 구중이 컸던 이유는 양파의 구고와 구폭이 컸기 때문으로 추정되지만 이에 대해서는 추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